KT그룹이 계열사 재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0일 KT는 계열사인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해 TV와 모바일 쇼핑이 결합한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KTH와 KT엠하우스 양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뒤 존속법인은 KTH이며, 합병비율은 약 1대 13.3으로 KT엠하우스 주식 1주당 KTH의 신주 13.3주가 배정된다. KT는 “당국의 기업결합심사와 내년 5월경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계열사 재편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당시 “그룹 전체의 리스트럭처링, 계열사 이합집산 등 구조적 변화를 준비했다”며 “내년 정도면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첫 주자로 KTH와 KT엠하우스가 선택됐다. KTH는 디지털 홈쇼핑 ‘K쇼핑’ 등을 영위하는 업체다. 1991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액 3223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을 기록했다. KTH의 지난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은 각각 19%, 37% 증가하는 등 고성장을 이뤘다. KTH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통합 IT인프라 환경인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해 빅데이터 분석 기반 상품 통합관리, 편성, 마케팅 분석체계를 갖추고 대규모 유통 사업자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9월에는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인 ‘TV MCN’을 론칭했다.
KT엠하우스는 모바일 쿠폰 시장의 초기 사업자로 모바일 쿠폰 B2B 시장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 원, 영업이익은 75억 원이다. 3년간 연평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21% 증가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쿠폰 사업을 넘어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Resellㆍ재판매) 플랫폼 ‘리플(REPLE)’ 서비스를 출시하며 커머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합병법인은 양사가 보유한 ICT 인프라 및 기술역량, 솔루션 사업을 토대로 유통채널 및 상품 경쟁력을 확대하고 모바일 중심의 신사업 강화 등 차별화된 통합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KTH가 보유한 상품 수급, 마케팅, 배송, 관리 등 유통 인프라와 KT엠하우스가 보유한 3만 기업고객과 9만 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고객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KT는 “KT그룹의 강점인 ABC(AI, Big Data, Cloud) 기술을 기반으로 타사 대비 차별화된 커머스 사업 모델을 구축해 커머스 시장에서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