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약 400여 명의 근로자가 조선소를 떠났다.
우리나라 주요 조선사는 일감 절벽 등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하반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
29일 우리나라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과 작년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4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짐을 쌌다.
직원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946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9780명)보다 320명 줄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계열사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총직원 수는 59명 감소한 6707명이다. 현대중공업까지 고려하면 직장을 떠난 근로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직원 수는 34명 줄어든 1만35명에 머물렀다.
근로자들이 조선소를 떠난 것은 조선 시황이 예년보다 악화한 데 따른 결과다.
우리나라 조선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2016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불확실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면서 선주들의 주문은 대폭 줄어들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누계 기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같은 기간(2003만CG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조선 3사의 수주액도 연간 목표치의 30%를 넘지 못했다.
수주 부진이 이어진다면 조선업계를 떠나는 사람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주가 감소하면서 수주잔량(남은 일감)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초 기준 우리나라 조선 전체 수주잔량은 1842만CGT로, 연초 대비 21.1%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건조능력을 고려하면 약 1년 6개월 치 일감에 불과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올해 4월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 수주 부진은 약 2~3년 후 생산 충격으로 나타난다”며 “우리나라 업계는 2년 후 일어날 수 있는 일감 부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조선 3사들은 일감을 늘리기 위해 막판 수주 물량 확보에 힘을 쏟는다.
현대미포조선은 25일 싱가포르에 있는 선사와 중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유럽 지역 선주와 25억 달러(약 2조7600억 원) 규모의 선박 블록ㆍ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창사 후 체결한 단일 선박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13일 유럽 지역 선사와 컨테이너선 6척 건조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내년 모잠비크, 캐나다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우리나라는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 LNG선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