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1조 원’을 투자하고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재차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잊을만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소 배관 폭발 및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졌다.
광양제철소 측은 당시 1고로 부대설비인 산소 배관 설비에서 작업하던 중 균열로 산소가 강하게 새면서 화재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로 근로자 5명이 부상한 지 11개월 만에 재차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광양제철소 내 페로망간공장 옆 시험 발전 설비가 폭발하는 사고로 직원 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으며 인근 이순신대교까지 파편이 튀기도 했다.
사고 발생 후 포스코가 대책을 내놓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다양하고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 실시했다.
7월 포스코는 작업자의 신체 이상 감지 시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는 스마트워치를 배포했다. 현장 근무자의 넘어짐, 심박 이상, 추락 등이 실시간 감지되면 주변 동료들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장비다.
그러나 스마트워치 배포 5일 만에 광양제철소 내 코크스공장에서 정비작업 중이던 직원이 추락해 쓰러진 채로 발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스마트워치 착용 대상자가 아니었다.
6월에는 포항제철소의 쇳물 운반용 기차에서 쇳물이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 내 수리 중인 스테인리스스틸 소둔산세 공장에서 불이나 2시간여 만에 진화하기도 했다.
2018년 초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 4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나자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안전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안전 분야에 3년간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는 안전사고 재발 방지책으로 노사와 협력사가 현장의 위험 요소를 직접 관리하는 ‘안전 혁신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포스코에서 일어난 6차례 안전사고로 5명의 직원이 사망했다. 추락과 화상, 폭발사고 등이 일어났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3대 중점 사항 중 첫 번째로 안전을 강조했다. 그는 “안전의 시작인 작업표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잠재적 위험 개소도 지속해서 발굴하여 개선해야 한다”며 “지능형 CCTV, 로봇 등을 활용한 스마트 세이프티(Smart Safety) 확산으로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임직원의 안전 인식을 높이고자 진행한 ‘도전! 안전 골든벨’ 등의 프로그램으로 세계철강협회로부터 ‘안전문화 리더십’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재차 사고가 발생하면서 포스코뿐만 아니라 연임 도전을 앞둔 최 회장도 ‘잊을만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현재 사고대책반을 설치해,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저희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