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기업도 대략적인 지급 일정 공개
콜스, 마라톤오일, GM, 에스티로더 등 포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금 확보에 집중했던 미국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 재개를 선언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포함된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42곳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올해 초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 중 6개 기업은 3분기 실적발표 후 배당금을 다시 지급하겠다고 밝혔고, 나머지 기업 중 배당금 지급 재개 일정을 공개한 곳도 적지 않다.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 콜스는 9월까지만 해도 “지속적인 불확실성 탓에 현금 보유량을 유지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면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자 배당금을 내년 1분기부터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석유회사 매러선오일은 5월 배당금 지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다음 달부터 다시 배당금을 지급한다. 지난달 리 틸먼 매러선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기업의 위치를 재조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배당금 지급 중단과 임대료 납부 기한 연기, 신용한도 내 현금 인출 등 가진 수단을 총 동원해 버티기에 들어갔던 의류업체 갭은 내년 초부터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제너럴모터스(GM)와 에스티로더, 다든레스토랑, 와이어하우저도 내년 중순부터 배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심지어 배당금을 늘린 기업도 있다. 마샬스와 홈굿즈의 모기업인 유통업체 TJX다. 어니 허먼 TJX CEO는 “우리는 장기 전망에 매우 낙관적”이라며 “3월보다 13%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3차 확산에도 강도 높은 경제 봉쇄는 시행되지 않으리란 믿음이 시장에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배당금 지급 중단은 위기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이라며 “배당금 지급 재개는 일반적으로 충분한 현금 흐름을 갖췄다는 안정감에서 비롯된다”고 전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국적 기업들이 한숨 돌리고 있다”며 “기업의 배당금 지급 재개는 경영진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다고 여기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