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선을 그었다. 임기가 남은 만큼 총장 임무 수행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여론조사를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의 결과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이 전날 여론조사 결과 선호도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해 "일반 국민이 심판해 준 여론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공정을 외치고 정의를 꼭 지켜나가겠다고 얘기를 하다 보니 윤 총장이 일반 국민이 보기에 가장 돋보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의 윤 총장을 향한 공세가 오히려 윤 총장을 도와준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아직까진 윤 총장과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윤 총장이 지금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야당 정치인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윤 총장을 야권 대표 주자로 내세우긴 어렵다는 뜻을 보였다.
특히 윤 총장의 지지도가 높게 나온 이유를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의 결과로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총장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권과 법무부 장관이 이러쿵저러쿵 얘기했다"며 윤 총장의 선호도가 높게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회의가 끝난 후에도 기자들을 만나 "윤 총장이 대통령 후보로서 지지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여당 내에서 윤 총장 정도로 확실하게 자기 소신 있게 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지지도가 높았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자기 직분에 맞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하면 거기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일부러 사적인 정치 감정을 갖고 자꾸 몰아붙이면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직에 집중하겠다고 한 만큼 정부·여당에선 정치 공세를 멈춰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편 윤 총장은 전날 한길리서치가 공개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 대한 조사에서 24.7%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2%로 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4%로 3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