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청약시장... '로또 단지' 나왔다하면 '수백대 1'

입력 2020-11-05 15:02 수정 2020-11-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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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과천, 특공·1순위 모두 세자릿수 경쟁

아파트 분양시장에 청약 광풍이 게세게 불고 있다. '로또 분양'으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데다 새 아파트 공급 감소 우려, 생애최초 특별공급(이하 특공) 도입까지 더해지면서 서울ㆍ수도권 청약시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는 평균 40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284가구 모집에 총 11만4955명이 청약 접수했다. 앞서 특별공급에 몰린 청약자 수(2만7788명)를 더하면 이 단지에만 14만 명의 청약자가 줄을 섰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엔 48만 명의 청약자가 움직였다.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의 경쟁률은 무려 535대 1에 달했다. '과천 르센토 데시앙'이 470대 1, '과천 푸르지오어울림 라비엔오'가 416대 1로 뒤를 이었다.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중복청약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사롭지 않은 기록이다. 특별공급 청약자까지 합치면 청약자는 57만 명에 이른다.

전날 세종시 고운동에서 나온 '세종 한림 풀에버'도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3.3대 1이었다. 세종시에서 1년4개월 만에 나온 새 아파트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1136만 원 수준이었다. 세종에선 최근 '세종 리더스포레'의 1가구 무순위 청약에 25만 명의 폭발적인 수요가 몰렸다. 해당 물건은 입주 후 시세 차익이 10억 원으로 예상된 곳이다.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투시도. (자료 제공=대우건설)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투시도. (자료 제공=대우건설)

최근 청약시장 열기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워낙 저렴했던데다 정비사업 단지들이 상한제에 발목이 잡혀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도 컸다.

무엇보다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단지'라는 게 결정적 요인이다. 실제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는 송파 생활권으로 꼽히는 데도 분양가가 3.3㎡당 1636만 원에 그친다. 과천 3개 단지 역시 평균 분양가는 3.3㎡당 약 2400만 원대 안팎이다. 두 곳에서 나온 단지는 주변 단지와의 시세 차익이 각각 5억 원, 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애최초 특공이 민간 분양단지에 처음 도입된 것도 청약 광풍에 한몫했다. 가점이 아닌 추첨으로 당락을 가려 그간 가점이 낮아 청약시장에서 소외됐던 무주택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특공에 나선 청약자 중 절반 이상이 생애최초 특공에 줄을 섰다. 49가구 단지 모집에 1만5426명이 몰려 경쟁률은 315대 1에 달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분양가가 워낙 낮아 시세 차익이 수억원씩 예상되고, 생애최초 특공까지 더해지면서 도전장을 내미는 청약자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막혀있는 서울 분양 물량이 뚫리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청약 과열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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