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 침체의 여파가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미치고 있지만 경·소형차의 높은 인기가 위안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경·소형차는 10월 한달간 3만4801대가 판매되며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특히 기아차 모닝은 10월에 7594대, 올해 누적으로 6만9463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된 2만2209대보다 212.8%나 증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11월에도 2만5000여대가 출고 대기 중이며 지금 계약해도 내년 3월 이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소형차의 인기는 불경기 여파로 가격과 실용성을 우선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크지만, 경차의 기준이 확대된 영향도 크다.
즉 지난해까지 경차의 기준은 배기량 800cc 미만이었지만 올해부터 1000cc 미만으로 확대됐다.
따라서 1000cc급인 기아차의 모닝이 경차의 지원 혜택을 받으면서 폭발적 인기를 모은 것이다.
경차에는 개별소비세, 취·등록세, 도시철도공채 등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통행료나 혼잡통행료 등도 50% 할인된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중대형차 중심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차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배출가스 규제를 강조하고 있어 배출가스 방출량이 적은 소형차에 강점을 지닌 우리 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글로벌 신용경색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업황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소형차 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고 환율 효과 등으로 4분기부터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부증권 윤태식 연구원 역시 "내년에도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대형차 보다는 소형차, 연비가 우수한 차, 브랜드 보다는 상품성이 뛰어난 차종, 즉 밸류 카(Value car)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