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자체 브랜드(PB) 상품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기로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 근골격계 질환 우려로 무거운 박스에 손잡이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트 3사는 지난달 체인스토어협회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관련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제출했다.
이마트는 중량이 5㎏을 넘는 PB 제품 677개 가운데 이미 손잡이가 있는 82개를 제외한 595개 중 37개 상품의 상자에 연내 손잡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년 상반기에는 410개 상품, 하반기에는 21개 상품의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연내 전체 PB 상품의 29%에 상자 손잡이를 설치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노사 합의에 따라 이미 자체적으로 일부 PB제품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었다. 롯데마트도 무게가 5㎏ 이상인 PB 제품 중 손잡이 설치가 상품 손상을 일으키지 않는 제품을 대상으로 상자 손잡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상 제품 중 15%는 연말까지 설치하고, 내년에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마트노조는 무거운 상자 운반으로 노조원 상당수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며 손잡이 설치를 요구해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는 지난달 이마트 성수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주인 대형마트들이 상자 손잡이 설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마트노조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상자 손잡이 설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화가 없다. 마트 노동자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예방 대책의 책임은 대형마트 쪽에 있으니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나서라”고 요구했다.
마트노조가 지난해 한 설문조서에 따르면 근골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 56.3% 로 나타났으며, 실제 병원치료를 받은 경험도 69.3% 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상자 손잡이 설치는 간단하지만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을 낮출 수 있는 중요한 대안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