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넉 달 만에 하락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인상에 따른 부담 등으로 고가 주택의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떨어진 영향이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12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내렸다. 지난 6월 둘째주 이후 18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최근 8주 연속 0.01% 오르다 지난주 보합(0.00%)으로 꺾인 뒤 이번주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강남구가 유일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 조정이 강남구 전체 집값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형은 호가가 22억5000만 원을 유지하다가 이번주 21억700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34㎡형 같은 기간 호가가 25억5000만 원에서 25억원으로 내렸다.
다만 강남 아파트값이 추세적으로 하락 전환했다고 속단하는 건 무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남3구에 속하는 송파구는 지난주 오름세를 멈췄다가 이번주 0.01% 상승했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구 아파트값 소폭 하락으로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보기엔 시장의 매물 유통량이 너무 적다"며 "패닉 바잉(공황 구매)은 진정됐지만 서울 집값은 당분간 강보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0.01% 오르며 8주째 보합권에 머물렀다. 안정세를 보이는 매매시장과 달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08% 오르며 68주 연속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