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괴물'로 불리는 글로벌 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practicing entity)들이 미국 내 한국기업들에 대해 마구잡이식 소송 제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특허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년 1월∼2020년 8월) 한국기업에 대한 글로벌 NPE의 미국 내 소송제기 건수가 692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기업과 외국기업의 미국 내 전체 특허소송 1217건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NPE는 제품을 생산·판매하지 않고 특허 라이선싱이나 소송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다.
진행 상황이 확인된 610건 중 소 취하로 이어진 경우가 63%인 437건에 달했다. 이는 한국기업에 대한 마구잡이식 소송 제기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1심 판결 기준으로 NPE가 제기한 610건의 소송 중 취하·기각·각하되거나 NPE가 패소한 소송은 534건으로 77%에 이른다.
NPE들의 표적이 된 기술은 정보통신이 3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전자 246건, 장치산업 83건 등이었다.
NPE와의 특허 분쟁은 전체 692건 중 655건이 대기업, 37건이 중견·중소기업에 제기돼 대기업에 압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1심 기준 NPE가 승소한 8건에 대해 우리 기업이 내야 할 손해배상액은 총 2273만 달러(265억8000만 원)에 달해 손해배상액 등 부담은 상당했다.
신 의원은 "일단 소송을 걸어 우리 기업을 압박하는 NPE들의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특허청이 연 단위로 주요 NPE들의 보유 특허 포트폴리오를 최신화하고, 대응 전략을 기업과 공유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