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리코 여사는 남편의 지역구인 요코하마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스가 신임 총리가) 여기에서 국회의원이자 내각의 관방장관이 되었고, 오늘 총리로 선출됐다”며 “여러분들의 지지에 큰 빚을 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인맥이 부족한데도 남편을 지지해준 요코하마 사람들 덕분에 33년 전 시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평소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조용한 내조를 이어온 마리코 여사의 성격은 1분 남짓한 감사 인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보통 정치인의 부인은 유세 현장에 함께 나서서 지지를 호소하지만, 마리코 여사가 유세에 참여한 것은 2017년 중의원(하원) 선거 때가 유일하다. 그나마도 당시 스가 관방장관이 업무로 인해 도쿄를 떠날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기 전 부인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일화는 마리코 여사의 소극적인 성격을 잘 보여준다. 남편의 선거 유세에 나서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정치 입문을 허락했는데, 영부인이 되면 전처럼 조용한 내조를 이어가기 힘들 수 있다. 마리코 여사는 주목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터라 남편의 정계 진출 자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활동적인 내조를 지향하며 공개적인 행보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아키에 여사는 해외 순방 때마다 상대국 영부인을 만나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왔다. 반면 관계자들은 마리코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외교 활동에 나서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