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와 폭우 피해로 8월 취업자가 또 큰 폭 감소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고용동향에서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7만4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11년 만의 최장 기간 마이너스 추세다. 올해 취업자 감소폭은 당시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코로나19 충격이 큰 도소매업(-17만6000명), 숙박·음식점업(-16만9000명)이 계속 쪼그라들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도 많이 줄었다. 주요 수출국의 경제마비에 따른 시장위축으로 제조업 감소폭도 -5만 명에 이르렀다. 반면 정부가 세금으로 만든 직접일자리 사업 효과가 큰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 명), 공공행정·국방·사회보장행정(5만5000명) 등이 주로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택배 및 배달 수요가 급증한 운수·창고업(5만6000명)도 큰 폭 플러스였다.
연령별로는 세금일자리가 많은 60세 이상(38만4000명)에서만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경제활동의 주력인 20대(-13만9000명), 30대(-23만 명), 40대(-18만2000명), 50대(-7만4000명)의 모든 연령층에서 급격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인 일시휴직자도 14만3000명(20.3%)이나 늘어난 84만6000명이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비경제활동인구가 53만4000명 증가한 1686만4000명으로 현행 통계기준이 적용된 1999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쉬는 인구가 29만 명 늘어난 246만2000명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구직단념자도 13만9000명 증가한 68만2000명으로 2014년 이후 최대다. 일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장기 실업자들이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주저앉는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사정은 더 최악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8월 고용동향 수치에는 조사 시점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2차 충격이 반영되지 않았다. 9월 고용지표가 더 악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정부도 이 점 가장 걱정하고 있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우선 세금일자리라도 더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당장 급한 일이라 해도, 지속성이 없고 해결책과 거리가 멀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로 수백만 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정부 주도 계획도 마찬가지다. 현실성이 부족하고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 획기적 대책이 절실한데, 정부·여당은 기업 규제만 자꾸 늘리는 암울한 현실이다. 일자리의 희망 또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