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과 테슬라는 각각 4대 1과 5대 1의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뛰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4%(4.23달러) 급등한 주당 129.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는 12.6%(55.64달러) 폭등한 주당 498.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주식은 액면분할을 발표했던 7월 30일 이후 34%나 올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최초로 꿈의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373조 원)를 돌파했고, 올해 들어 상승률은 76%에 달했다. 테슬라의 경우 액면분할을 발표한 지난달 11일 이후 주가가 81%나 치솟았으며, 올해 들어서는 무려 5배 이상 폭등했다.
양사는 액면분할 결정에 대해 더 많은 투자자가 자사 주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분할은 기업 가치에 변화를 주지는 않고 개별 주식의 주가를 낮춘다. 이에 따라 가격이 비싼 주식의 경우에는 보유 자금이 많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이 더 많이 주식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날 애플과 테슬라의 상승세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이 높아져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미국에서는 수수료 없는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인기를 끌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2억2340만 주가 거래됐다. 이는 이 주식의 30일 평균 거래량인 1억7858만 8000주보다 약 25% 더 큰 규모다. 테슬라 주식은 거래량이 1억1560만 주로, 30일 평균인 7336만 9000주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과열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도 나온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리온 쿠퍼맨 오메가어드바이저 창립자는 “주식 분할에도 주가가 오르는 것은 시장 과열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는 CNBC의 ‘스쿼크박스’에 나와 “5달러짜리 지폐 한 장과 1달러짜리 지폐 5장을 맞바꾼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