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뱅가드그룹, 아시아 시장 재편...홍콩·일본 철수·中본토 집중

입력 2020-08-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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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이 아시아 시장을 대대적으로 재편한다. 뱅가드는 26일(현지시간) 홍콩과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고, 그 대신 성장이 유망한 중국 본토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블랙록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중국 본토에서의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어 현지에서의 고객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뱅가드는 블랙록에 이어 세계 2위 자산운용사로 총 5조9000억 달러(5월 말 시점)를 굴리고 있다. 세계 최초로 지수 연동형 ‘인덱스 펀드’를 개인에게 판매하는 등 저비용을 무기로 영향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아시아 사업 재편을 진행, 2018년 싱가포르 시장에서 철수했다.

뱅가드는 이날 성명에서 “홍콩 시장에서의 철수는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 신탁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사업 규모를 얻을 수 없었다”며 홍콩 시장에 상장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적립금용 상품도 단계적으로 없앨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작업은 6개월에서 최대 2년에 걸쳐 이뤄지며, 인력 감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마넥스그룹과 손잡고 개인 투자자를 유치하려 했으나 앞으로는 적극적인 판촉이나 신상품은 출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뱅가드 대변인은 “아시아에서 우리의 미래를 향한 초점은 중국 본토에 맞춰질 것”이라며 “사무소는 상하이에 둘 것”이라고 이메일을 통해 전했다. 홍콩과 일본에서 철수하는 대신 중국 본토 시장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홍콩에 상장한 뱅가드의 S&P500 ETF 순자산은 7월 말 현재 15억4800만 홍콩달러(약 1억9970만 미국달러)로, 미국에 상장한 S&P500 ETF(1547억 미국달러)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뱅가드는 2017년 중국 상하이에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립 사무실을 차렸다. 블랙록과 뉴버거버먼 등 다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민간 투자펀드를 설립해 중국에서 뮤추얼펀드 운용을 지원했지만, 뱅가드는 다른 길을 걸은 것이다.

이후 뱅가드는 2019년 알리바바그룹 산하 핀테크 회사인 앤트그룹과 합작사를 설립, 앤트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서 수억 명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앤트는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 등을 출시해 탄탄한 고객 기반을 다져왔다. 뱅가드는 주특기인 저비용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힌다는 전략이다. 뱅가드는 “홍콩에서의 철수가 앤트와의 파트너십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뱅가드는 올 3월 회사 베테랑인 스캇 콘킹을 아시아 책임자로 임명, 홍콩 본사에 있던 찰스 린의 후임자로 내세웠다.

서구 자산운용사들은 선진국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에 직면, 성장 기회를 찾아 중국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중국 자산운용 시장은 2025년까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외자 개방의 일환으로 올 4월 이후 개인 투자신탁 판매에서도 외자에 의한 100% 자회사 설립을 인정, 서구 자본의 유입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4월 중국에서 공모투자신탁을 판매하는 합작사를 완전 자회사할 방침을 발표했다. 합작 파트너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는 데 10억 달러를 투자할 전망이다. 블랙록도 개인용 투자신탁 상품을 판매하는 100%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국 당국에 신청을 끝마친 상태다. 여기에 중국 현지 금융사들까지 적극 뛰어들면서 고객 쟁탈전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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