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1억 달러(약 1187억 원) 규모의 함포 부품을 글로벌 방위산업체인 'BAE 시스템즈(BAE)'에 공급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방산업체가 미국에 함포 부품을 수출하는 첫 사례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위아는 2022년부터 5인치 함포의 ‘트러니언 지지대’와 ‘레버’ 등 최대 106종의 부품을 BAE에 10년간 납품하게 된다. BAE는 전투용 장갑차와 함포 등을 개발하는 세계 3위 방위산업체다.
현대위아의 이번 수주는 방위사업청의 ‘절충 교역 혁신 방안’에 따라 2018년 도입한 ‘가치축적 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가치축적 제도란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이 협력한 실적을 모아두었다가 향후 절충 교역(해외 업체에서 무기를 구매할 때 일정한 반대급부를 받는 교역 제도)에 활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방위사업청은 BAE와 계약을 맺으며 절충 교역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내에서 이 제도를 활용해 실제 수출 계약까지 이뤄낸 건 현대위아가 최초다.
현대위아 측은 이번 수주가 절충 교역뿐 아니라 오랜 기간 직접 함포를 만들며 쌓아 온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위아는 대한민국 해군의 주력 함포인 5인치 함포와 76㎜ 함포를 자체 기술로 제작 중이다. 이러한 함포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특수 소재를 다루는 기술력과 높은 품질을 확보해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도입된 ‘절충 교역 상생 협력 의무화제도’에 따라 함포 모듈의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기업 10여 곳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함포 모듈의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 부품으로 만들어져 이들의 성장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미 현대위아는 중소 협력사에 납품 금액 전액을 10일 이내에 현금으로 지급하며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BAE와 함포 등 각종 방위산업 부품 공급을 지속해서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대규모 절충 교역으로 함포 모듈을 대거 수출하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며 “BAE시스템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 앞으로도 방위산업 수출을 꾸준히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