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단일 임기 기준 최장수 일본 총리에 오르며 대기록을 세웠지만, 지지율은 그 명성에 따르지 못했다. 유권자의 절반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23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36%라고 전했다. 이는 사학재단 유착 의혹으로 지지율이 35.8%까지 급락했던 2017년 7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성적표다. 2012년 아베 내각이 다시 출범할 당시 지지율은 62%에 달했다.
아베 총리의 최장기 재임 신기록에 부정적인 측면에 많다고 답한 응답자는 43.9%였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6일부터 재집권해 24일까지 2799일 동안 재임하며 일본의 최장기 총리가 됐다. 이는 자신의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세운 기록을 깬 것이다.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권 기간이) 너무 길어 국민이 질렸다”며 “총리가 무엇을 해도 반응이 없다”고 설명했다.
22일부터 이틀간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4%는 아베 내각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품질이 좋지 않은 마스크를 보급하고 재확산 상황에도 여행 장려 정책을 강행하는 등 부적절한 정부 방침에 반감이 든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47.5%는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긴급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베 내각이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도 더는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아베 내각 지지자 중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교도통신은 “아베노믹스는 코로나19 감염증의 여파로 빛이 바랬다”며 “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해졌고 일본인 납북 문제와 러시아 영토 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