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서 배터리 생산에 이어 본격적인 판매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23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자회사 ‘SK 퓨처 에너지’를 설립했다. 배터리 판매를 위한 법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 공장을 짓고 양산에 들어갔다”며 “이제 판매망도 세팅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생산라인 가동에 이어 본격적인 판매망 구축에 나선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중국 창저우에 7.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양산에 들어갔다.
이와 별개로 중국 배터리사인 EVE에너지와 합작투자를 통해 중국 2공장 건립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약 20GWh 규모로 알려졌다.
LG화학도 중국에서 지리차와도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공장은 내년까지 1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이처럼 배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무엇보다 수요 규모 때문이다. 중국 시장 자체가 큰 데다 내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최근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급속도로 성장한 배경이다.
그랬던 것이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급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주춤했다. 전기차 시장 분석 업체 이브이볼륨(EV Volumes)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38만 대다. 2016년 이후 4년 만에 유럽에 1위를 내줬다.
그럼에도 규모나 성장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인사이드EV(Insideevs)에 따르면 7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8만3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28%가량 증가했다. 12개월 만의 증가세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6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CATL이 2.7GWh로 1위, BYD는 0.6GWh로 4위였다.
사용량은 둘 다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순위에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과 미국 등지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중국 기업들과의 협업 등을 통해 중국 내수시장까지도 노리는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국 시장이 성장할 때 가장 큰 혜택을 얻는 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일 것”이라면서도 “국내 배터리 업체의 제품을 탑재한 차량이 보조금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고 해외 업체들에 대한 규제나 차별도 완화하는 분위기라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