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값이 고삐 풀린 듯 치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안 그래도 급등세를 보이던 이 일대 집값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선호도가 높은 세종 정부청사 인근 단지들에선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14일 KB부동산 주간시황 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주 3.06% 상승했다. 전국 최고 상승폭이다. 이 기간 서울(0.523) 아파트값 오름세의 6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달 중순까지 1% 안팎을 오가던 변동률이 지난주 2.62%로 치솟더니 이번주엔 3%를 뛰어넘었다.
세종 정부청사가 위치한 어진동 바로 옆인 도담동 도램마을9단지의 전용 95㎡는 이달 1일 처음으로 9억 원을 넘기며 최고가를 찍었다. 그간 가장 높았던 거래가(8억8000만 원. 6월) 대비 8000만 원 비싼 값이다.
어진동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59㎡도 이달 6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84㎡도 이달 초 8억9000만 원에 팔리며 9억 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가람동 새뜸마을12단지 전용84㎡는 이달 9억5000만 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올들어 최고가다. 기존 최고가(8억4000만 원. 7월)가 나온지 한 달만에 1억 원이 또 뛰었다.
한국감정원 통계 기준으로 올해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20% 넘게 폭등했다.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된 데다 정부부처 이전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교통 개선사업 역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제2의 서울'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 신고가가 연일 속출하고 있다. 안 그래도 급등하던 세종 주택시장에 여당이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담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 일대 집값은 이미 지난해부터 계속 올랐는데 최근 행정수도 이전 이슈에 집주인들이 너도나도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