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포춘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홍콩과 대만까지 포함한 중화권 기업의 수는 133개로, 121개를 기록한 미국을 추월했다. 133개사 중 대만을 제외하더라도 중국과 홍콩의 기업 수는 124개로 집계돼 중국은 미국을 누르고 500대 기업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국가가 됐다.
500대 기업 명단에 오른 미국 기업의 수는 2002년 197개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2003년 11개 기업을 명단에 올린 뒤 꾸준하게 그 수가 늘어났다. 클리프 리프 포춘 편집장은 “1990년 포춘이 처음으로 500대 기업 명단을 작성했을 때 중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30년 동안 중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포춘은 500대 기업의 기준이 매출이라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에서 국가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중국 기업에 유리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선임고문은 “중국 기업이 혁신과 합리적 경영으로 성장한 것인지, 중국 정부의 힘으로 성장한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는 2014년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글로벌 500대 기업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의 석유화학기업 시노펙그룹이 2위를 차지했고 중국 국가전력망공사(스테이트그리드)와 중국석유천연가스(CNPC)가 나란히 그 뒤를 이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총 14곳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홀딩스 △포스코 △LG전자 △한국전력공사 △기아자동차 △한화 △현대모비스 △KB금융그룹 △CJ그룹 △GS칼텍스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작년보다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500대 기업으로 꼽혔던 SK하이닉스와 LG화학은 올해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19위에 자리한 삼성전자다. 이는 작년보다 4계단 하락한 결과다. 포춘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중국의 화웨이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언급하며 삼성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임원들과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