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라.’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슬로건처럼 굳어진 말이다. 태평양은 3월 이에 걸맞은 변호사를 기업법무그룹으로 영입했다. 금융 규제와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성해경(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성 변호사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4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기업 인수ㆍ합병(M&A) 자문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성 변호사는 당시 ‘메가딜’로 화제가 된 NH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 자문을 성사시키는 등 6조 원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는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기업을 제대로 알아야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이 다양한 산업과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는 변호사를 찾는 이유다. M&A 시장에서 가장 촉망받는 변호사로 꼽히던 그는 현장 경험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때 현대카드ㆍ캐피탈ㆍ커머셜 법무실로 자리를 이동했다.
성 변호사는 기업에서 ‘비즈니스 마인드’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금융감독원의 검사에 대응하고 각종 인ㆍ허가 및 계약을 검토하는 일부터 신사업 진출도 도왔다. 업무 범위가 제한된 금융 회사는 각종 리스크가 산재해있다.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순간이었다.
그는 이 같은 업무를 해오면서 기업에 단순히 리스크를 고지하는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고 느꼈다. 성 변호사는 “기업에서 질의가 오면 ‘무슨 배경이 있는지’, ‘어떤 사업을 하다가 리스크가 발생했는지’ 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고객이 진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파악해야 답변의 퀄리티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성 변호사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에 ‘로펌 혹은 법무팀과 함께하라’는 당부도 했다. 그는 “기업은 로펌을 맨 마지막에 찾는다. 초기부터 조언을 받아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며 “기업 법무실장 당시 처음부터 자문하면 훨씬 만족도도 높고 오히려 비용도 적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성 변호사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법률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고객이 고민이 있을 때 먼저 조언을 구하고 찾아주는 변호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은 성 변호사를 영입하면서 금융 분야에서의 강점을 한층 더 보강했다. 글로벌 금융전문지 유로머니 산하의 IFLR이 주최하는 ‘2020 IFLR 아태지역 어워즈’에서 한국지역 ‘올해의 혁신 로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태평양은 지난해 M&A 법률자문 시장에서 15조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굵직한 거래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