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비에르 베세러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등은 이날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국립보건원(NIH)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방정부가 ‘바이-돌(Bayh-Dole)법’에 따른 권리를 행사해 렘데시비르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의 특허제도인 바이-돌 법이란 미국 상원의원 로버트 돌이 1980년 제안한 법으로,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완성된 연구개발 성과에 대해선 대학이나 비영리단체, 중소기업에 지적재산권의 귀속을 인정하되, 특허를 취득해 라이선싱하는 경우에는 그 로열티 수입을 발명자와 과학기술을 위한 연구개발에 환원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당국에는 국민에게 적절한 가격에 충분히 공급되는지를 감독할 권한이 있다.
렘데시비르는 현재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독점 생산하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주요 분자를 발견한 것은 길리어드이지만 미국 정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육군의 지원을 받아 약물로 개발할 수 있었다.
법무장관들은 올해 회계연도에만 길리어드에 3000만 달러(약 357억5100만 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만큼 길리어드 외에 다른 업체에도 제조를 허용해 적절한 가격에 공급될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기초 연구 단계에서 총 1억 달러의 공적 자금이 사용됐다.
길리어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국 정부에 무상으로 약을 제공했지만 7월부터 유료 판매로 전환했다. 길리어드가 6월 말 발표한 렘데시비르의 가격은 3120달러(약 371만 원)다. 이는 미국 민간보험 가입자가 치료에 5일이 걸리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법무장관들은 렘데시비르 생산비용이 회당 1~5달러에 불과한 데 비해 접종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했다고 꼬집었다.
미국 정부는 길리어드로부터 다음 달까지 50만 회 분량의 렘데시비르를 공급받기로 했다. HHS는 길리어드가 7~9월 생산되는 렘데시비르를 대부분 미국에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치료제를 얻기 힘들다는 불평이 나온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연방정부가 생각하는 필요한 분량과 우리가 진짜로 필요한 분량에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