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각 나라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풀어놓은 유동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2200.44로 마감해 올해 저점(1457.64) 대비 50.9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은 저점(428.35) 대비 85.54% 폭등한 794.80에 마감했다.
이같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정부의 유동성 확대와 함께 정책 모멘텀이 함께 끌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0.5%로 내리면서 시중의 자금이 넘치게 됐고, 여기에 정부가 잇따라 부양정책을 발표하면서 그 기대감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으로 대변되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것이 주식 시장 호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증시의 대기자금으로 불리우는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27조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주 기준으로 45~46조 원을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것으로 인식되는 주식시장의 상승세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채권 등의 가격도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채권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24일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305%로 마감했다. 올해 1월보다 25% 넘게 떨어진 것으로 금리와 반대인 채권가격은 그만큼 오른 셈이다.
반면 미국 달러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0.5% 하락한 1188.82로, 지난 1월7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 지수는 이달 들어 2.6% 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 반대 상황에선 금, 채권 등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유동성(현금)을 시장에 풀면서 이런 상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지난 5월 시중 유동성을 뜻하는 광의통화(M2)는 4월 대비 35조 원 이상 늘어난 3053조9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 규모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유동성이 실물 투자나 소비 대신 자산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지표 둔화는 최근 서프라이즈로 돌아섰고, 구조적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리스크도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지표의 서프라이즈는 유동성주입에 기인한 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지속적인 서프라이즈 예상은 힘들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재차 발생할 수 있는 지표의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유동성 유입은 지속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중 갈등의 확대 등으로 원자재 시장 등이 주춤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주 금속시장은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의 하락 전망과 FOMC 회의를 앞두고 미중 갈등 우려와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