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VS 7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면세점 매출이 7조 원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11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지 1년만에 4조원이 하락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 길이 막히며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이고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 수도 급격히 줄어 개점 휴업 상태가 지속된 결과다.
26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 11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으며 이로써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11조 654억 원)보다 33.7% 하락한 7조 3321억 원에 그쳤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직전인 올해 1월 2조247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7월부터 이어오던 월매출 2조 원을 거뜬히 넘겼지만, 2월부터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4월에는 면세점 월 매출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문제삼아 한국행 단체 관광을 전면 금지시킨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5월 매출은 1조179억 원으로 1조 원 선을 회복했고, 6월에는 5월보다 9.3%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외국인 고객 수는 크게 줄었지만, 객단가는 더욱 높아졌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가 외국인 관광객에서 나오고, 이 가운데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고 중국 보따리상 매출만 잡히니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영향을 받기 직전인 올 1월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1조 7017만 원으로 집계돼 객단가가 105만 원이었지만, 6월은 면세점 방문 외국인 74만 명이 1조 664억 원의 매출을 올려 객단가는 1446만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방문 외국인은 중국 보따리상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억 단위로 사가는 등 구매 규모가 관광객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객단가가 높게 나타났다. 또 지난 2월부터 브랜드별 수량 제한이 폐지돼 보따리상의 구매 규모가 더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내국인 수 역시 크게 줄었다. 지난해 매월 200만 명대를 유지하던 내국인 방문객은 1월만 해도 내국인 222만 명이 방문했고, 매출은 3230억 원이었다. 그러나 2월부터 방문객 수가 104만 명에 그쳐 절반으로 줄더니 3~5월은 20~30만 명대를 이어갔다.
6월에는 49만 명이 방문했고 46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해 면세점 방문 내국인이 줄었지만, 6월 내국인들의 제주도 방문이 늘며 매출도 소폭 증가했다. 6월 한 달간 46만 명이 제주도 지정 면세점을 방문해 4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저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종식되고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하기 전까지는 면세점 매출은 계속 40%씩 빠지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내 면세점 매출에 6월부터 시작된 내수통관을 거친 재고 면세품 판매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