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이 1300억 원짜리 공장을 360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매각 대금을 온전히 받으려면 광주광역시에 개발계획을 승인받아야 해서 실제 자금 유입 여부와 시기는 불확실한 상태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방은 광주시 임동 공장부지를 약 3660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자산은 공장용지와 도로, 건물 등이다.
전방은 이 땅을 1953년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은 토지와 건물을 합쳐 1300억 원 수준이다. 매각 과정에서 우덕회계법인이 감정평가한 가치는 2274억 원이다. 매각가액은 장부가액 대비 255% 수준이며, 감정평가액보다 60%가량 높은 가격이다.
주력 사업인 섬유 부분이 업황 악화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현재 해당 공장이 이미 가동을 중단한 상태인 전방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다. 매각 대금은 지난해 총자산인 3265억 원보다도 많다.
전방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 3년간 1824억 원에서 1374억 원으로 25%가량 줄었고, 영업손실은 181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확대했다. 2018년부터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앞지르는 등 사업 구조가 악화했다. 그동안 쌓아놨던 이익잉여금도 바닥나, 지난해에는 결손금 425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매각이 완료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 당일 계약금 366억 원을 지급하고, 잔금은 광주광역시와 전방 공장부지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종료일에 처리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최근 해당 공장 터 개발 계획을 구상할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기로 한 상태다. TF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시와 자치구 관계자, 지방의원, 도시계획 등 분야별 교수 20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해당 개발 지역은 전방과 일신방직 두 업체의 공장터로, 총 29만여 평 규모다.
또, 협상 과정에서 매각 차익을 공공기여금으로 지출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광주시에서 대학캠퍼스 부지가 개발될 당시 공공기여로 수백억 원을 투입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TF를 구성하는 단계”라며 “결정이 언제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과거 이보다 훨씬 작은 부지를 개발할 때도 1년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는 요동쳤다. 전방은 전일 장 마감 후인 오후 3시 31분에 공장부지 매각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했지만, 이에 앞서 주가는 이미 가격상승제한폭까지 올랐다. 다음날 개장과 동시에 또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며 2거래일 만에 68%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차익 시현 매물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지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11.02%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전방 관계자는 “매각이 완료된 후, 대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