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입사 이전 나 또한 금이 자본시장에서 거래가 되는지, 투자수단으로 유용한지 잘 알지 못했다. 학부 시절 경제사 수업에서 금은 금본위제도나 1997년 외환위기 금모으기 운동으로 소개될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고객의 소리(VOC)에 “금 거래를 어떻게 하나요?”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 ‘주린이(주식 투자 초보자)’에 이어 ‘금린이(금 투자 초보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올 상반기 시장 동향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증권사 계좌 수를 기준으로 한 금시장 투자자의 56%가 30대 이하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왜 2030세대 금린이들이 늘어난 걸까.
부서 발령 이후 주식을 거래하듯 금을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증권사에서 금거래 계좌를 개설한 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6만~7만 원 내외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청년 세대에 금이 귀금속을 넘어 투자 수단으로 인식된 이유다.
지금도 친구들은 카톡으로 KRX금시장이 또 다른 이점이 있는지 물어본다. 금펀드, 은행 골드뱅킹 등 다른 상품과 비교했을 때 KRX금시장이 가진 장점은 뚜렷하다. 매매 비용이 낮고 세제상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KRX금시장을 통해 거래될 경우 0.3% 정도의 증권사 수수료만 부과될 뿐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는다.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마치 19세기 미국 서부 ‘골드러시(Gold Rush)’ 붐이 2020년 현재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 같다. 시장 모니터링을 하던 7월 14일, 금값이 1g당 7만 원으로 6개월 사이 1만 원 이상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등 위기 상황과 맞물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금이 분산 투자의 한 수단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과거에는 금을 캐러 멀리 이주했지만, 이제는 침대 위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금 투자가 가능한 시대다. 한국거래소에서 금시장을 운영하는 20대 직원으로서 슬기로운 금린이들의 성투(성공투자)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