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세종텔레콤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향후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은 열어뒀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다.
13일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세종텔레콤이 유진증권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했다”며 “앞서 4월 세종텔레콤이 첫 지분공시를 냈는데, 당시 시장의 잡음을 우려해 지분매입 목적을 ‘단순투자’로 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4월 15일 유진투자증권 주식 483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5% 이상 지분 보유 사실을 신고했다. 지분공시제도는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매입하면, 변동일로부터 5거래일 이내 공시해야 하는 규정이다.
당시 세종텔레콤은 5거래일 연속 74만 주를 추가 매수, 지분을 5.75%까지 늘려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매입가격은 1882원에서 1993원 수준이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폭락장 이후 주가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시기였다.
세종텔레콤의 지분 매입이 다시 화두에 오른 건 지난 10일 추가 공시를 내면서다. 회사 측은 총 143만 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7.23%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득가격은 주당 2086원에서 3540원 사이다.
일각에서는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의 과거 이력을 들어 적대적 M&A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IMF) 당시 과거 부실 증권사였던 동아증권을 30억 원대에 인수해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이후 2005년 농협에 11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NH투자증권의 전신이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김형진 회장의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게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단순투자’ 목적으로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면서도 “유진투자증권의 투자 포인트까지는 공유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주가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의 지분 매입 공시가 증시에 반영된 13일,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장중 최고 16.43%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지난 3월 31일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유진기업 및 특수관계자는 지분 29.03%를 보유하고 있어 2대 주주와 격차가 큰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회사 실적이 좋아졌고, 배당도 꾸준히 하는 등 증권주 중에서도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매력적인 투자요소로 판단해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로 지분매입을 하더라도 경영권 분쟁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