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최태원 SK 회장에게 "소부장 기업들을 육성하는 데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를 방문, 분석측정센터를 둘러보던 도중 SK하이닉스가 건설한 시설을 소재ㆍ부품ㆍ장비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 설명을 맡은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이 분석센터는 첨단 메모리 공정을 지원하는 핵심 시설"이라면서 "SK그룹이 가지고 있는 공유인프라 철학에 의거해서 핵심 측정센터를 소부장 국내 협력업체들에게 오픈해 그들이 장비 및 소재를 개발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런 장비들이 1대에 30억에서 60억 원 한다"면서 "소부장 회사들이 순수 분석 목적으로 200억 가량의 투자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아 SK가 2018년부터 이것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작년의 경우 42개 업체들이 1만 3,300건의 분석을 이곳에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손가락을 세우며 "1년 동안?"이라고 되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네"라고 답한 뒤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고, 앞으로 문을 열 용인클러스터에는 분석측정전문센터와 테스트베드로 쓰일 수 있는 크린룸까지 1,400평 규모를 또 마련해 소부장 국내 생태계 발전에 차질 없이 잘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대표적인 소재 기업인 솔브레인의 액체불화수소 시제품을 분석하는 곳을 둘러보던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도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동호 솔브레인 연구원이 "현재 품질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는 불산액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최태원 회장을 향해 웃으면서 "아니, 대한민국 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불산액이라면 그 자체가 품질이 보증되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분석기를 가리키며 "이 기계가 한 대에 50억"이라면서 "그래서 이 기계를 놓고 공동으로 사용해야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소부장 공급하는 업체들이 다 중소기업들이니까 스스로 이런 시설들을 다 갖추기가 어렵다"면서 "대기업에서 이런 시설들을 갖춰 주니까 소부장들 육성하는 데 아주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이어 "SK가 이렇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좀 홍보를 많이 하세요"라며 웃음을 짓자 최회장은 "많이 하도록 하겠다. 대통령께서 와 주셨으니까 잘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