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박강현은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도 '모차르트!'는 대작 중 하나였다"며 "이런 작품의 10주년을 함께 하게 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뿌듯하다"고 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미하엘 쿤체 극작가와 실베스터 르베이 작곡가의 작품으로 모차르트의 유년 시절부터 죽음까지 삶을 총망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부의 수도권 방역 강화 지침에 따라 한 차례 개막을 연기했지만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공연이 4일이나 미뤄졌어요. 개막이 연기되자 배우들은 공연이 취소되진 않을지 걱정하기도 했죠. 어려운 시국 속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모두가 소중함,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강현은 커튼콜을 할 때마다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관객이 없다면 무대 위 배우도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이번 공연의 커튼콜은 '모차르트!'의 넘버 '황금별'이 장식한다.
"커튼콜에서 다같이 '황금별'을 부를 때 치유의 노래처럼 느끼고 있어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연하고 있고, 관객들은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시잖아요. '황금별' 부를 때 울컥해요. 최대한 울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나중에 이 넘버를 듣게 되면, 이 시기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박강현은 '모차르트!'에서 타이틀 롤인 볼프강 모차르트 역을 맡았다. 볼프강 모차르트는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 작곡가다. 천재 음악가로서의 운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끝없는 내적 갈등을 지속하는 인물이다.
'모차르트!'는 한국에서 첫 공연한 지 10년이 지난 작품인 만큼 거쳐 간 배우들도 많아 박강현에겐 비교 대상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엔 정답이 없다는 게 박강현의 생각이다. '나만의 것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
"부담도 많이 됐어요. 불면증이 없는데, 첫 공연 전날엔 잠이 안 오더라고요.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에도 부담이 돼요. 하지만 즐기려는 마음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습니다."
박강현은 뮤지컬계 '조홍3박'으로 불리고 있다. 조승우, 홍광호,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이 출연하는 뮤지컬은 관객들에겐 '믿고 보는 작품'으로 통한다. 박강현은 "말도 안 되는 과찬"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벌써 칭찬에 맛들면 안 될 거 같아요.(웃음) 좋은 댓글도 오래 담아두지 않고 흘려보내고, 악플도 덤덤하게 보는 것도 그래서예요. 스스로 예술한다고 크게 생각한 적도 없어요. 예술하는 저한테 빠져있고 싶지 않아요. 전 그저 무대 위에선 노동자예요. 아직 이뤄낼 게 많이 남았어요. 더 인정받기 위해 발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