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한달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배당금 지급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소멸된데다, 주요국 이동제한조치(락다운)가 완화되면서 상품수지 감소폭이 다소 축소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두달연속 빠져나갔다. 해외파생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 손실에 대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이 해소되면서 기타투자 자산도 급감했다.
주요국 경제재개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전망치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부문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월 55억달러에서 25억달러로 54.5% 감소했다. 수출은 28.2% 감소한 345억5000만달러를, 수입은 24.8% 줄어든 320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0년 2월(313억6450만달러)과 2016년 5월(319억18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3.6% 감소한 349억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67.7%)과 승용차·부품(-57.6%) 등을 중심으로 줄어든 반면, 선박(37.0%)과 반도체(6.5%) 등은 늘었다. 수입은 21.0% 줄어든 344억6000만달러를 보였다. 원자재와 소비재, 자본재가 각각 36.4%, 10.0%, 3.9% 감소했다.
수출은 세계교역량 및 제조업 위축에 따라 주요 수출품목의 물량과 단가가 하락한 것이, 수입은 유가하락에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것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실제 승용차 수출의 경우 5월 물량과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각각 51.6%와 2.2% 줄었다. 원유도입단가도 66.3% 급감했다.
박동준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가 한달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4월 락다운이 5~6월로 갈수록 풀리면서 상품수지에 조금씩 여유가 생긴 때문이다. 다만 전년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다”며 “상품수지가 경상수지 변화를 다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6월 통관무역수지가 전년도와 비슷하다. 경상수지도 비슷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17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들어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22억900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여행 및 운송수지 개선에 전년동월 9억5000만달러에서 4억8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배당수입 감소 등으로 전년동월 12억9000만달러에서 5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2억7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3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주식투자는 27억7000만달러 줄어 넉달연속 자금이 빠졌다. 반면, 채권투자 성격인 부채성증권은 23억9000만달러 늘어 5개월연속 유입되는 모습이었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41억달러 증가해 두달연속 늘었다. 주식은 55억1000만달러를 투자한 반면, 채권은 14억1000만달러 줄여 한달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이밖에도 기타투자 자산은 112억5000만달러 급감했다. 이는 해외투자 손실에 따른 증권사 마진콜로 3월 169억8000만달러 급증했던데 따른 반작용이다. 해외에서 마진콜이 오면 해외예금계좌에 자금을 이체할 수밖에 없고, 이는 국제수지상 기타투자 자산으로 잡힌다. 반면, 시장호전에 따라 마진콜이 해소되면 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기타투자 자산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