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2018년에 70조 원이 넘는 법인세를 내고도 4대 보험료 상승으로 63조 원에 달하는 준조세를 추가적으로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맞닥뜨린 기업들은 준조세의 부담이 배가 되고 있다며 정부에 특단의 조치를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은 조세 이외에 주로 기업이 대가성 없이 부담하게 되는 협의의 준조세를 분석한 결과 2018년에 약 62조9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해 법인세 총액인 70조 9000억 원의 88.7%에 이르는 수치다.
협의의 준조세는 광의 준조세 중 수익·원인 인과관계로 인한 금전적 부담을 제외한 준조세를 가리킨다.
같은 기간 국민이 강제적으로 지게 되는 모든 금전적 부담인 광의의 준조세는 147조 6000억 원으로, 조세 총액인 377조 9000억 원의 39.1% 수준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는 기업과 국민이 조세 외에도 준조세로 인한 큰 금전적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경제 성장률보다도 준조세가 빠르게 증가하며 기업과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 당시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14.5% 감소한 반면 준조세는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당기순이익 대비 협의의 준조세 비중은 2017년 약 30.9%에서 2018년에 약 39.0%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국민 역시 광의의 준조세는 전년 대비 약 9조 원, 6.5% 증가하면서 2018년 경제성장률 2.9%를 크게 상회했다.
전경련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의 준조세 비중이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목 GDP 대비 광의의 준조세 비중은 2010년 6.4%로 지난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8년에는 7.8%에 이르렀다.
명목 GDP는 2009년 1205조 3000억 원에서 2018년 1898조 2000억 원으로 약 1.6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광의의 준조세는 80조 3000억 원에서 147조 6000억 원으로 약 1.8배 늘었다.
준조세 증가의 주요한 원인은 4대보험 보험료 상승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조세의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2018년 건강보험료 총액은 53조 9000억 원으로 광의의 준조세 중 36.5%를, 국민연금은 41조 9000억 원으로 28.4%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4대보험 총액은 약 116조 8000억 원으로 준조세의 79.1%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각종 부담금이 14.2%를 차지하고 있으며, 벌과금 등 기타, 기부금 등이 뒤를 이었다.
2017년 대비 2018년의 광의의 준조세 증가분인 9조 원을 분석했을 때, 건강보험이 3조 5000억 원, 국민연금이 2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광의의 준조세 증가분 대비 4대보험 보험료 상승분은 89.4%로 조사되었다.
협의의 준조세 증가분인 4조6000억 원을 분석했을 때 건강보험이 1조 7000억 원, 국민연금이 1조 원 증가했다. 이에 협의의 준조세 증가분 대비 4대보험 보험료 상승분은 94.7%로 조사돼 4대보험 보험료의 상승이 준조세 증가의 주요한 원인으로 드러났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준조세의 지속적인 증가는 국민과 기업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준조세 부담을 완화시킬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