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설계, AI 분야의 석박사급 인력 1000여 명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회사는 상반기 500여 명을 이미 채용했으며, 하반기 500여 명을 추가 채용하면 석박사 인력 채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삼성전자가 미래 사업 분야의 우수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 △IT 산업 경쟁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삼성은 지난 2018년 18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AI,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DS부문 채용 공고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 리더십 강화를 위한 메모리 연구개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 위한 설계 및 공정 분야 △반도체 생산라인 스마트공장 구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적인 AI 및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우수인재 영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세바스찬 승(승현준) 사장을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핵심인재 확보에 직접 나섰다.
승 소장 영입은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 발표에서 '뉴 삼성 비전'을 발표하며 회사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이뤄진 첫 '최고위직' 영입 사례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최근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연구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더 많은 인재를 뽑아야 한다"며 핵심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좋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채용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며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기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1월에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미래 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은 올해 신종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채 시험을 온라인으로 실시하며 채용 혁신을 이뤘다.
수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현장시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비대면 방식의 혁신적인 채용 방식을 국내 기업 최초로 채택한 것이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여부 결론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 이 부회장에 불기소 판단을 내렸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라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장기간 사법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해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