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반등했지만 쓰러지는 제조업…광공업생산 전월보다 6.7% 감소

입력 2020-06-30 16:19 수정 2020-06-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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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에 제조업 불황 지속…자동차는 내수판매 늘었지만 생산은 줄어

서비스업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니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5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6.7% 감소했다. 전월 대비 감소 폭은 4월과 같으나,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은 5.1%에서 9.1%로 확대됐다. 광공업 중 제조업 출하는 내수가 6.3%, 수출은 7.0% 줄었다. 이로 인해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은 재고지수가 115.7포인트(P)로 전월과 같았음에도 128.6%로 8.6%P 상승했다.

방역단계 완화와 소비쿠폰·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제조업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글로벌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수출 감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2월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서비스업생산이 크게 감소했다”며 “소매판매는 서비스업생산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4월 반등하고 5월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 재난지원금 등 정책효과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제조업은 해외수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해외에선 코로나19가 4월 급속도로 확산했다”며 “국내 제조업생산도 3월까진 제한적으로 영향을 받았으나, 4월 큰 폭으로 감소하고 그 상황이 5월에도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수출 부진이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자동차 생산이다. 5월 소매판매 중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11.1% 늘었다. 반면 생산은 21.4% 급감했다.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 판매도 생산이 아닌 재고로 조달돼서다. 실제로 5월 자동차 재고는 2.0% 줄었다.

제조업 부진은 곧 설비투자 부진으로 이어진다. 설비투자는 4월 4.6% 증가에서 5월 5.9% 감소로 전환됐다. 선박 등 운송장비(-16.1%), 정밀기기 등 기계류(-1.7%)가 특히 부진했다. 그나마 지난해 투자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증가를 유지했다.

정부는 6월부터 산업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다행인 점은 주요국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하면서 6월 들어 우리 수출이 4~5월의 극심한 부진에서는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제조업 기업심리도 6월에는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향후 제조업 생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전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 대비 3P 오른 56을 기록했다. 이는 5월 2P 상승 이후 2개월 연속 오름세다. BSI는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부정적으로 응답한 업체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단,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의 특성상 장기평균치 80 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본다.

이런 가운데서도 업종별로 1차 금속은 15P 하락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가 부진한 탓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운수창고업도 8P 내렸다.

특히 경제심리지수(ESI)는 최악을 벗어나지 못 하는 모습이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5.2P 떨어진 56.4로 석달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재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선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고, 해외에선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기미를 보이는 데 더해 보호무역 강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나아진 게 없는 만큼, 제조업 등의 어려움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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