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은 40조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대형 악재에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개미’들이 소화했다.
다만 개미들의 투자 성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평균 플러스(+) 수익률 올렸지만 개인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미들이 우량주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장기투자에서는 성과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각각 31조9768억 원, 7조6624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39조6392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주식시장서 26조5622억 원어치 팔아치웠고, 기관도 14조337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결국, 코로나로 흔들린 장세를 떠받친 주인공은 개미였던 셈이다.
올 상반기 개인들의 주식 순매수액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가장 많이 유입된 때는 2018년 상반기(9조5204억 원 순매수)였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은 삼성전자(8조3626억 원)를 쓸어담았고 KODEX200선물인버스2X,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현대차, SK, 한국전력, KODEX WTI원유선물(H), 신한지주, NAVER 등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올렸다.
수익률은 저조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개인 평균 매수단가(순매수액/순매수 수량)를 이날 종가와 비교할 때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0.37% 수익률을 나타냈다. 삼성전자(2.62%), SK하이닉스(3.45%), 현대차(11.41%), SK(13.05%) 등 우량주 투자에선 성과를 거뒀지만 단타성으로 사들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WTI원유선물(H)에서 각각 26.82%, 11.61% 손실이 났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2.64%로 가장 돋보였다. 외국인은 KODEX 200TR, KODEX MSCI korea, KODEX Top5PlusTR 등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에 투자해 각각 32.65%, 55.01% 수익률을 올렸다.
기관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서 평균 수익률 10.99%를 달성하며 선방하는 모습이다. 특히 LG화학(30.40%)과 NAVER(45.83%), 삼성바이오로직스(52.36%) 투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비록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지만 개인의 투자 성적은 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저평가 대형주를 대상으로 한 장기투자가 높을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과거 경험을 통해 개인의 장기투자를 기대해 볼만 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개미가 증시를 계속 떠받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개인 주도 장세는 풍부한 유동성, 증시 급락, 수급 공백의 조합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라는 주된 악재가 가시지 않는다면 개인 수급으로 부양할 수 있는 여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