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주가 오르는데 신용위험은 악화…기업투자촉진 우선시해야"

입력 2020-06-30 06:00 수정 2020-06-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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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과 금융 괴리 장기화 주의해야"

3월 중순 이후 주가가 빠르게 회복한 반면, 기업의 신용 위험은 악화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용스프레드 축소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폭락하였던 3월 중순 이후 주가는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반면 신용스프레드(회사채 금리 – 국고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론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 신용스프레드도 축소하는(기업의 신용위험)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통계에서도 주가와 신용스프레드 사이에서는 역 관계가 성립하는 만큼, 최근의 주가와 신용스프레드 간의 관계는 이례적이라고 한경연 측은 지적했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사례를 보면 특히 위기 시에 주가와 신용스프레드 간의 역관계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외국시장의 경우 최근 정부에 의한 유동성 확대가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시장에까지 확산해 주가 상승과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한경연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채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유동성 확대의 혜택이 국채 금리의 하락으로만 나타나고 회사채는 수요부족으로 오히려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현상은 장기금리를 낮춰 기업의 투자를 촉진한다는 양적완화정책의 주요 정책목표가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경연은 이런 점을 토대로 신용스프레드 축소를 통한 기업투자촉진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회사채 수요가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채권안정펀드를 확대하는 등 채권시장 안정대책을 이미 내놓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신용스프레드의 축소가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확대정책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여 실물과 금융의 괴리(실물부문 침체, 금융부문 호조) 장기화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주식시장에서 강한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리스크를 훨씬 더 많이 부담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포지션, 채권시장에서 순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순매수, 채권시장에서는 순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위기상황에서 훨씬 공격적 투자성향을 보이며 실물과 금융의 괴리가 커질수록 결국 개인들이 짊어져야 할 잠재적 위험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대규모 재확산, 미-중 갈등 확대 등 세계 경제 하방 리스크가 실현될 경우 금융시장은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므로 개인들은 지나친 위험추구 투자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과도한 위험추구 등 그 부작용을 충분히 인식해 경제체질개선과 규제개혁도 동시에 추구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성장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위기 시 단기적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실물과 금융의 괴리가 확대되는 것을 내버려둬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한 전략적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며 "경제상황의 개선 정도에 따라 점진적 유동성 축소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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