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악재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2일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신규선조 선박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신조선가지수는 19일 기준 127포인트이다. 올해 1월(130포인트)과 비교했을 때 3포인트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업종인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신조선가는 8900만 달러(약 1076억 원)로, 연초보다 300만 달러 감소했다.
컨테이너선(1만3000TEU 기준)은 100만 달러 하락한 1억800만 달러(약 1312억 원)에 머물렀다.
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신조선가는 1억8600만 달러(약 2250억 원)를 유지했다. 선박 가격 하락 및 정체는 조선업체들의 수익에 치명타로 다가온다.
신규 선박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것은 발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선주들은 예정됐던 선박 주문을 미루고 있다.
실제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월 대비 40% 감소한 57만CGT(27척)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106만CGT, 34척)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46% 줄었다.
조선업체들이 인터넷을 통해 언택트 영업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지만, 이달에도 수주량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아 올해 남은 기간에도 신조선가는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클락슨리서치는 이미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전망치를 7130만CGT에서 3910만CGT로 45% 하향 조정했다.
수주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와 모잠비크는 현재 L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를 통해 발주되는 LNG 선박만 20척이 넘는다.
다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 VLCC,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종에서 발주가 가시화된 프로젝트는 전무하다”며 “LNG선을 제외한 선종의 신조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