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사업 다각화로 극복하고 있다.
국가 봉쇄 등 교역 환경 악화에도 단순 트레이딩을 넘어 자원, 에너지, 식량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온 종합상사가 이번 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21일 종합상사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으로 아직까지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대면 영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 상사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 영업이 정상화되지 못했다”며 “대신 전화나 화상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각국에 배치된 직원들의 발이 묶이자 ‘사막에 난로를 팔고 북극에 에어컨을 판다’고 하는 종합상사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고 대면 영업을 중요시한 만큼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종합상사는 1분기 상대적으로 선방한 실적을 내놓았다.
이 기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영업이익이 14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LG상사 역시 영업이익이 6.4% 감소한 499억 원을 기록했고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역시 영업이익이 230억 원으로 28.1% 감소했다. 현대종합상사 영업이익은 14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5.2% 증가했다.
2분기에도 종합상사는 외형은 유지하고 수익성만 전년 대비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종합상사 업계에서는 다른 업계에 비해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로 코로나19의 영향이 1분기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만, 그동안 추진해왔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으로 자원분야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거두고 있고 지난해 식량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이번 위기에서 선방했다.
LG상사 역시 석탄 트레이딩 이익이 감소되는 등 악재가 발생했지만, 물류 부문의 긴급 물동량 증가와 물류센터운영(W&D) 신규 사업 안정화로 인한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철강과 화학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이 발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교역 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기존의 계약의 효과가 떨어지는 하반기 들어서는 종합상사의 수익성 악화도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는 그나마 잘 버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종합상사는 하반기에 시장의 잿빛 전망도 신사업으로 이겨낼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정상 궤도에 올라오는 식량사업과 LNG 트레이딩 사업은 물론 전기차 관련 신성장동력 물색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LG상사 역시 이차전지 핵심소자 니켈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일본 태양광 발전 사업, 식량 재배·유통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