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지난 12일 급락 이후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민감주 상승을 부추겼던 최근 순환매 장세가 언택트(비대면ㆍUntact) 관련주 강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지난 금요일 글로벌 증시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 개별 기업들의 호재성 재료에 기반해 강세를 보였다. 월요일 한국 증시는 미 증시 강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 후 중국 실물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시장 예상을 웃도는지 여부가 주목을 끌듯하다.
한국 증시는 실물 경제와 주식시장과의 간격을 좁히는 한 주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실물 경제지표,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 결과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주식시장은 경기 회복 속도 등에 주목하며 그동안 펀더맨탈을 무시한 채 유동성을 기반으로 V자형 강세를 보여 왔다. 이는 글로벌 경제가 재개되면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져 경기 또한 V자형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해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이 외면해 왔던 파월 연준의장의 경고가 FOMC 이후 반영이 되는 경향을 보이며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 초반 발표되는 중국과 미국의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지표에 따라 관련 이슈가 확대되거나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저 효과로 전월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시장은 전망치를 상회하는지 여부에 더 집중할 듯하다. 여기에 파월 연준의장의 상, 하원 의회 청문회 또한 주목받는다. 지난 FOMC에서 파월 의장은 하반기 경기 회복을 언급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12일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 내용에서는 하반기 불확실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러한 변화 요인을 감안 한국 증시는 펀더맨탈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한 매물 소화 과정이 전개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는 2080~2160 사이에서, 코스닥은 720~760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 5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은 증시의 상승 탄력을 제고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해당 국면에서 코로나로 시름 깊던 업종은 ‘저가매수(Buy the dip)’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표적이 됐다. 그러나 숨 가쁜 순환 상승 흐름이 연속된 탓에 곳곳에 과열 신호가 감지됐고, 때마침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후유증이 확인되면서 지수는 냉기(冷氣)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 이면에는 막연한 기대감만 가지고 내달린 투자자들의 자기반성도 자리할 것이다. 펀더멘탈의 개선 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의 2차 확산 우려 이전에, 1차 확산이 제대로 종료된 것인지도 사실상 불분명하다. 여전히 미국 본토의 확진자 수는 일일 2만 명대를 현재 유지하고 있다.
5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 서프라이즈로 V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강화된 것은 사실이나, 이전 감소분을 감안한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 2000만 개의 일자리가 축적되기까지 지난 금융위기 이후 10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수개월 내 이것이 회복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과욕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이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망 자료를 통해 2022년까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실업률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해당 인식은 주가와 경기여건의 괴리가 확대될수록 투자자들에게 상기될 법하다. 지수 레벨이 높아진 만큼 투자자의 눈높이도 높아졌기에, 이후 경제 지표에서 부정적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증시 반등이 유동성 요인에 기반을 뒀다는 것이다. 전대미문의 통화공급이 유입된 까닭에 자산가격의 인플레이션은 고조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상당기간 낮은 금리가 명백해진 상황이라면, 주가에 부여되는 멀티플은 이전보다 높아짐이 합당할 것이다. 코로나의 재확산 우려가 투자자의 경계감을 자극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유동성 여건이 반대로 가지 않는다면, 지수의 방향이 반대로 유도될 사유는 적다고 볼 수 있겠다. 결국 유의미한 증시 조정은 유동성 회수 신호가 발현될 때 나타남이 옳다. 6월 FOMC에서 Fed는 2022년까지 현 제로 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양적완화의 경우 월 1200억 달러를 계속 집행하겠다고 예고한 참이다. 따라서 향후 경기 회복 경로의 불확실성이 지수의 숨 고르기를 다그칠 수 있겠지만, 하방은 쉽게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금요일 국내 증시의 낙폭이 제한됐고, 미국 증시가 하루만에 반등한 사실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단기 자금시장과 원자재, 그리고 회사채 시장에서도 특별한 소음이 불거지지 않았다는 것도 3월 하락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더불어 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증시 하락을 제한하는 요소다.
6월 진입 이후 두드러졌던 경기민감 가치주로의 순환매는 당분간 쉬어갈 공산이 크다. 이들의 반등은 경기지표의 유의미한 개선과 주요국의 코로나 진정이 다시금 확인될 때까지 당분간 유예될 전망이다. 반면 그간 숨 고르기를 진행했던 언택트 관련주는 더 명확해진 저금리 기조를 발판 삼아 상대적 우위를 보일 확률이 높다. 대부분 성장주 특성을 보인 이들은 낮아진 금리를 매개로 높은 PER의 부담을 상당분 덜어낼 것이다. 이와 함께 여타 전통 제조·서비스업과 달리 코로나 영향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적다는 점도 현시점에 유리한 요소다. 국내 인터넷, 게임, 바이오, 2차 전지 관련 업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내의 경우 중소형주 사이즈에서 성장주 유형이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