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세에도 스팩합병 인기 여전…이유는?

입력 2020-06-10 15:32 수정 2020-06-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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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한산했던 공모주 시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스팩합병이 증시 회복 이후에도 계속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올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 수가 작년을 웃돌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애니플러스(미래에셋대우스팩2호), 네온테크(DB금융스팩6호), 레이크머티리얼즈(동부스팩5호), 지엔원에너지(하나금융스팩10호), 나인테크(교보스팩7호), 카이노스메드(하나금융스팩11호) 등 총 6개의 회사가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여기에 합병심사 예비심사를 통과했거나 진행 중인 곳도 7개에 달한다. 덴티스(하나금융스팩9호)는 12일 합병기일을 앞두고 있고, 와이즈버즈(엔에이치스팩12호)는 오는 17일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외에도 여수새고막(교보스팩9호), 아이비김영(엔에이치스팩15호), 오하임아이엔티(삼성머스트스팩3호), 윈텍(하나금융스팩13호), 비올(아이비케이스팩11호) 등이 거래소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합병절차를 밟는다면 이미 작년 스팩합병 기업 수(11곳)를 뛰어넘게 된다. 2018년 역시 합병기업이 11곳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최고치다.

◇안정성 강점…한산한 공모주 시장 채워= 스팩합병 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텅 비었던 상반기 공모주 시장에서 대안으로 관심받았다. 공모 철회 사례가 줄줄이 나오는 상황에서,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정해진 자금 유입이 가능한 스팩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졌다는 분석이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합병상장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기상장된 스팩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고정돼 있어 공모자금 변동성이 없고, 수요예측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변동성 장세도 영향…인지도 낮은 기업 선호”= 다만 3월 이후 빠른 속도로 증시가 회복된 현재에도 스팩합병이 꾸준한 인기를 끄는 건 특이한 현상이다. 실제로 2017년 21개에 달했던 합병기업 수가 코스닥시장 지원 정책으로 공모주 시장이 활황을 보인 2018년 반 토막 났던 사례가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유지된 변동성 장세를 이유로 들었다. 스팩합병을 추진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상반기에 스팩합병을 계획한 기업의 경우 대부분 지난해 상장 경로를 확정 지었을 텐데, 작년 하반기 이어진 코스닥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성에 더 가치를 둔 경우 스팩합병이 매력적인 선택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트렌드에선 소외됐지만, 사업성 있는 업종 내 중소기업의 증시 입성 추진이 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앞선 이유로 시장 인지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주관사가 기업 예상수익과 자산을 종합평가하는 방식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직상장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상반기 스팩합병을 통해 입성한 기업 중 일부는 상장 이후 사업성을 인정받아 선방한 주가 추이를 보인다. 통상 합병기업들이 주가에 모든 호재가 반영됐다고 판단한 기존 스팩 주주들의 ‘물량 털이’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해외 기업에 의존하던 LED용 소재를 국산화한 레이크머티리얼즈의 경우 합병 신주 상장일 전일 대비 최근(10일 종가) 주가가 81.3% 올랐고, 산업용 드론을 제작하는 네온테크도 최근 정부가 드론 관련 신산업 육성 움직임을 보이면서 33.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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