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사는 3일(현지시간) 특파원들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사는 “’포스트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시대의 새로운 국제 질서 향배에 있어 미ㆍ중 간 경쟁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됨은 자명하다”면서도 “우리의 모범적인 코로나 대응은 변화하는 미국과 중국 간 역학 구도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민주주의, 시민참여, 인권, 개방성을 토대로 사안마다 국익에 맞는 판단을 내리는 가운데 지혜롭게 풀어간다면 여러 주요 국제 현안과 우리의 가장 큰 관심 사안에 있어 우리의 외교적 활동공간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지난 1일 한미정상 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확대개편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고 관리해나감에 있어 참여할 수 있는 초대장을 얻은 것과도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우리는 세계질서의 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국익과 국격의 극대화를 전략적으로 도모할 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미동맹과 관련해 이 대사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미가 기존 공조 분야에 더해 공중보건까지 협력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은 동맹 강화의 좋은 기회”라며 “양국은 방위비, 한반도 문제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특히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간에 의미있는 논의를 해오고 있다. 방위비 협상 문제로 한미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꼭 사실관계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대사는 흑인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촉발된 반(反) 인종 차별 시위 사태와 관련, 대사관 내 전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대책반을 설치해 시위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즉각적인 대미 협의 및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