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버핏의 오랜 팬을 자처했던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가 10억 달러(약 1조2300억 원)에 달하는 버크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애크먼은 “버크셔는 물론 블랙스톤그룹과 파크호텔앤드리조트 지분도 팔았다”며 “버크셔에 대해서는 건전한 투자라고 보고 있지만, 최근 시장의 변동성은 수익률이 더 좋은 상품에 대한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스톤과 파크호텔은 시장 반등 전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충분한 포지션을 확보하지 못해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름 애크먼이 버크셔 지분을 처음으로 매입했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그는 버핏이 1000억 달러가 넘는 버크셔의 현금자산을 이용해 빅 딜(Big Deal)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한 올해 3월 23일에도 애크먼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베팅의 일환으로 버크셔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며 “버핏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에 베팅하고 있다”고 버핏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그러나 버크셔의 현금보유액이 1370억 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고, 팬데믹이 저가매수 기회를 창출하고 있음에도 버핏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애크먼은 실망했다고 한다.
버핏은 이달 초 버크셔의 화상 주주총회에서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경우를 감안하면 우리의 현금 포지션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애크먼을 포함한 버핏 추종자들을 어이없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최근 버크셔의 주가는 ‘투자의 귀재’라는 버핏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뉴욕증시의 S&P500지수보다 못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S&P500지수 수익률은 237%에 달하지만, 버크셔는 152%에 그치고 있다. 올해도 S&P500지수는 약 7% 하락했는데, 버크셔의 하락 폭은 18%로 S&P500의 2배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