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국 도시 시장, 석학, 전문가 120여 명과 5일간 머리를 맞댄다. 방역은 물론 기후·환경, 문화, 대중교통, 스마트도시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10개 분야 협력 과제를 논의한다. 특히 '언택트(비대면)' 방식의 무관중 화상회의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6월 1~5일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CAC 공유, 협력, 연대’라는 주제로 15개 세션이 진행된다. 서밋의 대표 슬로건은 ‘투게더 위 스탠드(Together We Stand)’다.
박 시장은 6월 2일 모스크바, 자카르타 등 세계 40여 개 도시 시장이 참여하는 ‘도시 정부 시장회의’를 연다. 도시 정부의 역할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선언문’도 채택하며 기조연설을 통해 ‘팬데믹 시대 도시위기를 극복할 서울의 제안’을 발표한다.
3일 기후‧환경 세션에서는 ‘서울형 그린뉴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박 시장은 4일 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 저자이자 세계적 문화인류학자인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일대일 대담도 갖는다. 팬데믹 이후 인류의 미래와 도시의 대응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 날인 5일에는 박 시장 등 주요 참석자가 글로벌 서밋의 성과를 총평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종합대담’이 펼쳐진다. 전자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도시의 코로나 대응 사례, 안전한 프로경기 운영을 위한 방역 대책 등이 논의된다.
국제회의 모든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식 유튜브(국‧영문)를 통해 동시통역으로 생중계되며 ‘아리랑TV’에서도 송출된다.
서울시는 이번 회의를 위해 시청 다목적홀에 ‘화상회의 스튜디오’와 대형 LED 화면을 설치했다. 해외 참가자는 시장 집무실이나 서재 등 어디서나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 첫날인 1일 전야제에 해당하는 ‘프리 서밋 데이’가 열린다. 일리야 벨라코프(러시아), 수잔(네팔), 안코드(영국) 등 한국에 사는 외국인 인플루언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생활 방역을 소개하고 자국 친구들을 화상회의로 연결한다.
3~5일 10개 분야에 대한 세션별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서울시 각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공무원도 대거 참여해 서울시의 'S 방역' 비법을 공유한다.
3일 기후‧환경 분야 세션에서는 ‘기후 변화가 촉발한 코로나, 그 이후 사회 대전환 고찰’을 주제로 박 시장,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도덕경제학' 저자 새뮤얼 보울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서울시는 이번 국제회의에서 ‘혁신기업 IR(Investor Relations)’도 마련해 유망 기업의 투자 유치를 전면 지원할 방침이다. 전자기술(IT) 기반 언택트 기업, 의학‧의료기기 기업 등 코로나19 이후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의료, 언택트 분야 혁신 기업 20여 곳을 전 세계에 소개한다.
박 시장은 “'CAC 글로벌 서밋 2020'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질서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마련된 글로벌 연대와 협력의 장”이라며 “서울시는 'S 방역'을 소개하고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새로운 표준 도시의 비전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촉발된 대전환의 시대, 전 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새로운 도시의 표준이 정립되는 출발점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