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날개 좀 펴나 했더니...미·중 싸움에 등 터지는 양국 항공업계

입력 2020-05-26 13:52 수정 2020-05-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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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의 여객기가 뉴저지에 있는 뉴어크리버티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의 여객기가 뉴저지에 있는 뉴어크리버티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불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고사 위기에 몰렸던 양국 항공업계로 옮겨붙고 있다. 중국 항공 당국이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행 노선 운항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 항공사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보복 태세를 취하면서 모처럼 재개되나 싶었던 미국과 중국 간 하늘길이 또 막히게 생긴 것이다.

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부터 중국행 노선 운항을 중단했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6월 초 미-중 노선 재개를 목표로 중국 민간항공국(CAAC)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미국 교통부는 이 과정에서 중국 CAAC가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이유로 미국 항공사의 운항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CAAC는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모든 항공사에 자체적으로 짠 ‘3월 16~22일 스케줄’을 이용할 것을 요구했는데, 그 기간에 미국 항공사의 중국행 노선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말대로라면 중국이 미국 항공사들의 자국행 노선 운항을 중단시킨 셈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와중에도 중-미 노선을 계속 운영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지난 1월 31일 중국에 14일 이상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는데, 중국 항공업계에는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CAAC는 미-중 노선 운항을 1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했는데, 이는 미·중 간 항공운송협약에 위배된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또 CAAC가 중국에 입국한 승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미국 항공사들이 책임진다는 내용도 미국 항공사들에 요구했다면서 이 또한 양국 간 항공운송협약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 교통부는 22일 중국 항공사들에 항공편 일정과 경유 공항, 출·도착 시간 등 세부사항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 하이난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은 미국 측에 운항 관련 세부 정보를 27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미국 교통부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관련법 위반, 공공 이익 침해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중국 항공업계 제재를 위한 수순인 셈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항공사들의 일상적인 운항을 제한하는 미국의 어떤 조치에도 반대한다”면서 “중국이 미국 항공사의 운항을 막고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으며, 중국의 조치는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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