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에서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52) 대림산업 회장 측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자 검찰이 “자백한 피고인이 입장을 바꾼 경위를 설명하라”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1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과 대림산업,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법인의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회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이 회장 측 변호인이 지난 15일 제출한 의견서에 대해 “피고인들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출석하지 않아 진정한 의사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자백한 피고인이 어떻게 입장을 변경한 것인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법정에 제출한 의견서상 사실관계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법률적인 것들을 변호인들과 피고인들 사이에 입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소사실 관련해서 사업비 제공 행위가 공정거래법 개정 이전의 일이라는 게 주된 주장이고, 호텔 사업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해오던 것이지 대림이 마련한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를 단정할 수 없고, 이 회장이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오전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인신문 일정과 증거 의견 정리를 마치기로 했다. 준비기일이 종결된 후 첫 공판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 회장과 대림산업 등을 고발한 담당 공무원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