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 목적의 일회용품 사용이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거래가 급증하면서 때아닌 ‘쓰레기 대란’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수립한 ‘일회용품 줄이기 중장기 단계별 계획(로드맵)’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윤태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공공기관에서 했던 차량 2부제가 상당 부분 완화했던 것이 있고, 일회용품 사용도 감염 예방과 관련해 또 하나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어 일회용품 쓰레기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회용품을 최소화하면서 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조치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부분들이 조금 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1~3월 커피전문점 종이컵 수거량은 전년 동기보다 31.8% 급감했으나, 4월부턴 감소세가 사실상 멈췄다. 같은 기간 택배 물동량은 19.1% 급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21개 브랜드 매장의 일회용품 사용량을 회수·재활용을 위해 확인하고 있는데, 3월까지 계속 줄어들다가 둔화한 상태”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론) 현상 유지 정도”라고 설명했다.
일회용품 증가는 종이컵과 택배상자 등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에선 외식이 도시락, 배달음식으로 대체되면서 음식 포장용기 배출이 늘고 있다. 초·중·고교 등교수업이 시작되면 학교에서도 당분간 급식이 간편식 등으로 대체돼 일회용품 배출이 늘 전망이다. 마스크 등 개인위생용품과 의료폐기물은 2월부터 급증세다. 이 밖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린 지난달 15일에는 하루 동안 5800만여 장의 일회용 비닐장갑이 사용됐다.
윤 총괄반장은 “아무래도 일회용품 사용량이 감염병 발생과 관련해서 조금 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3명 증가한 1만1078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중 4명은 해외유입, 9명은 지역발생이다. 지역발생 중 7명은 이태원 클럽 관련 사례로, 2명은 클럽 방문자이며 5명은 확진자의 접촉자다. 0시부터 12시까지 12명이 추가 확진돼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187명이 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데 더해 서울 의료기관에선 감염경로 불명의 집단감염도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1명이 확진된 데 이어, 접촉자 검사에서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 확진자에 대해선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