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 199일 만인 10일 석방됐다.
정 교수는 이날 0시 5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교수는 구치소 정문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이 "심경이 어떠냐", "검찰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앞으로 불구속 재판에 어떻게 임할 것이냐"고 물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구치소 문 앞에 나와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한 차례 허리를 숙이고 인사한 뒤 대기하던 은색 에쿠스 차량의 뒷좌석에 타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정 교수를 지지하는 120여 명은 비가 오는 가운데도 구치소 주변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정경심 교수님 힘내세요', '교수님 잘 버티셨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팻말과 현수막 등을 흔들었다.
정 교수의 석방 시간이 임박하자 일부 시민은 '부끄러운 조국'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정경심을 구속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8일 정 교수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도주할 가능성이 없고,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한 혐의에 대해 이미 증거조사가 실시돼 증거인멸의 우려가 적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4일 공판에서 증거인멸이나 도주 시도 등 피고인, 변호인, 검사에게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한 사유들을 고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9월 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기소하고, 한 달 후인 10월에 11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정 교수의 신병을 확보했다. 같은 해 11월 11일에는 3개 혐의를 추가해 또 기소했다. 총 세 갈래로 나뉜 정 교수의 재판은 모두 병합돼 진행되고 있다.
한편 법원의 정 교수 추가 구속 여부에 관한 결정이 있던 8일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관련 첫 재판에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저를 최종 목표로 하는 검찰의 전방위적, 저인망 수사가 있었다"며 "마침내 기소까지 됐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감찰에 대한 보고를 받고 비위 사실에 상응하는 인사 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받는 일부 혐의에 대해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