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전국 시도의 소매판매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제주도 소매판매는 두 자릿수의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6개 시·도 가운데 전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소매판매가 급감했다.
특히 제주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나 줄었다. 코로나19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점 판매액이 47.0% 급감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대구와 인천의 소매판매는 각각 9.9%, 9.1% 줄었으며 서울(-7.9%), 대전(-7.5%), 부산(-6.5%), 광주(-5.6%), 울산(-5.2%) 등 광역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코로나19로 면세점과 백화점에서의 소비가 줄고 주거지 인근 편의점 등에서 소비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전남은 소매판매지수 조사 대상인 백화점과 면세점이 없는 데다 작년 1분기 소매판매가 0.6%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영향으로 올해 1분기 3.9% 증가세를 보였다.
양동희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면세점과 백화점이 있는 광역시 위주로 소매판매가 많이 줄었다"며 "전남 지역은 전년도 소매판매가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 새로 마트가 들어섰고 슈퍼·편의점 판매가 늘어난 것 등이 겹치면서 소매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16개 주요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에서만 증가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제주가 전년 동기 대비 10.3% 급감했다.
영화상영과 우편 등을 포함한 정보통신업 생산이 28.0% 줄었고, 관광객 수에 영향을 받는 숙박·음식점업이 23.8% 감소하면서 전체 서비스업 생산을 크게 끌어내렸다.
대구(-4.4%), 경북(-4.3%), 강원(-4.2%), 인천(-4.0%)이 모두 4%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부산(-3.4%), 대전(-2.9%), 충남(-2.6%), 충북(-2.6%), 울산(-2.3%), 경남(-1.9%), 전북(-1.0%), 전남(-0.4%), 광주(-0.3%)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 지역은 보합이었고 서울은 2.3% 증가했다.
서울의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직전 분기 증가세(3.8%) 대비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전국적으로 서비스업 생산이 줄어든 가운데 서울·경기만 감소를 면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금융·보험업, 부동산업 등이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올해 1분기 금융·보험업 생산이 15.4% 증가해, 전체 서비스업 생산을 3.91%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운수·창고업이 17.8% 줄고 예술·스포츠·여가도 33.8% 감소했다.
경기는 부동산업이 26.6% 증가했고 숙박·음식점업은 12.2%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양 과장은 "전국적으로 숙박·음식점업에서는 생산이 줄고 금융·보험업은 늘었는데 금융업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 밀집해있어 (이 지역)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