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케이블TV 업계 5위 현대HCN 인수전이 흥행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재편과 관련해서 1, 2위 업체들의 관심을 끌 만한 매물이긴 하지만 이미 경쟁업체들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만큼 매력이 크지 않아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원매자 주도 시장) 매물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매각을 위해 크레디트스위스(CS) 등 매각 자문단을 꾸려 매각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 매각과 관련해 SK텔레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격 측면 눈높이가 달라 딜이 끝까지 추진되지 못했고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이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 추진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뀐 만큼 업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 등 상위권 업체로 분류되는 대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이동 통신 3사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HCN이 매각자가 원하는 가격에 매각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현대HCN '몸값'은 5000억 원 안팎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살만한 회사는 이통사 3사로 통하는 대기업들”이라면서 “이들이 아예 현대HCN이라는 매물에 관해 관심이 없어서 딜이 아예 성사가 안 되는 일은 없을 것이긴 하나 그렇다고 현재로썬 매력이 크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쟁업체로 통하는 딜라이브와 CMB 역시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데다 시장 점유율 기준에서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매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즉 굳이 통신 3사 입장에서 굳이 현대HCN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HCN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4.08%로 6위다. 1위는 31.31% 점유율을 기록 중인 KT·KT스카이라이프이며 이어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72%, SK텔레콤(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03%, 딜라이브(6.09%), CMB(4.73%)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경쟁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나올 경우 원매자는 골라서 살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매각자가 아닌 원매자가 우위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국 시장 재편을 위해서는 통신 3사 중 한 곳은 현대HCN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겉으론 무관심한 척하면서 매물의 몸값이 높아지는 것을 견제함과 동시에, 업계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업계 1·2위가 연달아 M&A를 진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측면이나 방송통신위원회의 인수 승인 등을 맞춰야 하는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시장과 당국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