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의석을 절반씩 나눠 가지고 있는 대전은 이번 총선의 풍향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균형추' 대전의 승패가 충청 민심을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양당 모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경합지역이 많은 만큼 양당은 서로가 우세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에서 압승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대전을 두고 "석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 4석이고, 미래통합당이 3석인데, 3석 부분이 상당히 박빙이지만 우리가 우세를 보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예측했다.
민주당은 현재 서구갑 박병석 후보, 유성구을 이상민 후보, 서구을 박범계 후보, 유성구갑 조승래 의원 등 4석을 차지하고 있다. 조승래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다.
이들이 지역구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장담하면서 나머지 선거구에서도 분위기를 몰아 압승한다는 분석이다.
미래통합당은 20대 총선에서 대전의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 대덕구 지역을 가졌다. 통합당도 정용기 후보(대덕구)가 5선에 나서고 이장우 후보(동구)가 4선을 노리는 등 중진들이 수성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있는 곳은 당연히 수성한다"며 "서구갑과 서구을에서 1석, 유성갑과 유성을에서 1석 정도는 경합우세로 판단하고 있고, 5석 정도는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전이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여야는 중앙당 차원에서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대전을 방문해 지원 유세에 나섰고, 통합당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대전을 찾아 필승 각오를 다졌다.
일각에서는 여·야 중앙당의 움직임에 지역 현안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 후보들이 모두 '국정안정'과 '정권심판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혁신도시 완성 등을 위해서는 결국 힘 있는 여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합당은 민주당을 향해 코로나19 자화자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날을 세우며, 경제를 망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대전 유권자는 "여당과 야당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도 좋고, 항상 그래왔듯 대전과 충청이 캐스팅보트인 것도 다 알겠다"며 "하지만 정작 후보들이 지역 현안을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민들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끝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