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6시께 부산 센텀시티 홈플러스. 마트 입구 앞 건널목에선 저녁 장을 보고 온 주민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파란불로 바뀌는 1분 남짓의 시간, 하태경 통합미래당 해운대갑 후보는 유권자에게 공약을 설명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살뜰히 사용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그의 '교육 공약'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 하 후보는 토론식 수업과 논술형 시험으로 구성된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 과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정답 찾기와 주입식에 치중된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식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을 하겠다"며 유권자에게 취지를 설명했다. 또 IB시험 점수로 하버드 등 세계 2000여 개 대학 입학 지원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게 바로 제1호 공약입니다. 다들 교육부 밥그릇 때문에 못하고 있었는데 제가 4년 안에 해낼 겁니다." 현장에서 학부형 유권자가 주로 관심을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30대 여성,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있는 부부 등 '아이'가 있는 유권자는 그의 공약을 세심히 들었다.
"네가 갈 때 있잖아, 다 토론식 수업으로 바뀌어있을 거야. 인생에 도움이 되는 공부하게 해줄게." 하 후보가 엄마 손을 잡은 아이와 눈을 마주보면서 말했다. 1분 남짓 기다린 신호가 바뀌자 부모와 아이는 하 후보와 가볍게 인사하고 건널목을 건넜다.
아이의 아버지인 이모 씨(남, 44세)는 "전 세계 표준화된 시험으로 대학 입학 (고사)을 치른다면 이제 우리 아이의 목표 대학이 더는 SKY(대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뒀다. 내 아이가 더 큰물에서 놀 수 있다면 난 하태경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후보에게 긴장감을 준 유권자도 있었다. "근데, 이런 거 다 공론화 못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유치원생 아들을 둔 30대 어머니는 조용히 하 후보의 공약을 듣더니 이같이 말했다. 이에 하 후보는 "그러니깐 제 공약 공유해주면서 널리 같이 알려주십시오"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청년층 유권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갔다. 신호가 바뀔 때마다 "하태하태, 하태경입니다"가 울렸다. 캠프는 '핫(hot)해'라는 연음을 이용한 문구로 청년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하 후보는 청년하고 가볍게 주먹을 부딪치며 인사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친구와 같이 이동하던 한 청년에게 하 후보가 사진 촬영을 제안했다. 청년이 어리둥절하자 하 후보가 먼저 "하트 손가락 만들어봐"라면서 자연스럽게 자세도 제안한다. 그는 못 이긴 척하지만 신기한 듯 같이 사진을 찍었다.
마트 안에서 만난 그(남, 19세)는 올해 처음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다. 그는 "프로게이머 데리고 와서 하는 그거, 유튜브에서 봤다"며 "이번에 하태경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후보가 있는 건너편 건널목에서 만난 20대 남성 청년 역시 "일단 미디어에서 만난 친숙한 이미지가 있다"며 호감을 표하기도 했다.
센텀시티에서 부전역으로 이동하는 길에 대화를 나눈 택시 운전사 이 모(70대) 씨는 "이번에 해운대구에 하태경이가 나왔다"며 "그래도 정치인 중에서 젊은 양반인데 더 뛰(어)다녀야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