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월 사업체 종사자 증가폭이 2017년 12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10만 명대로 뚝 떨어졌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고용 타격을 가늠할 수 있는 1월과 비교해서는 종사자 수가 14만 명 넘게 줄었다. 채용 시장도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었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1838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만3000명(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한동안 30만 명대 내외를 지속했던 종사자 증가폭이 2017년 12월(19만2000명) 이후 26개월 만에 10만 명대로 내려간 것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1월 27일 ‘경계’, 2월 23일 ‘심각’으로 격상된 이후 처음으로 집계된 사업체 고용지표”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이 2월 고용상황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2월의 코로나19발(發) 고용 타격은 1월보다 종사자 수가 14만3000명(0.8%) 줄어든 것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 중 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 또는 정규직원을 의미하는 상용근로자(1569만4000명)가 전월보다 7만7000명이 줄었으며, 고용계약기간 1년 미만 또는 일당제 급여를 받는 임시일용직 근로자(167만8000명)도 6만 명이 감소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월에 비해 14만1000명 줄었고, 300인 이상 사업체도 종사자가 1000명 감소했다.
산업별에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 관광업, 교육서비스의 고용 타격이 두드러졌다. 호텔 등 관광숙박업이 포함된 숙박 및 음식점업 종사자는 전년과 전월 대비 각각 5만3000명, 7만7000명 감소했다.
여행업, 렌터카업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 및 임대서비스업은 각각 1만2000명 줄었다. 공연업 등이 포함된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각각 6000명, 5000명 감소했으며 학원 등 교육서비업도 전년보다 1만3000명이 늘었지만 전월 대비로는 3만8000명 줄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소비 부진과 학교 개학 연기 영향이 이들 업종의 종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고용 타격은 이직자(자발적·비자발적) 증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2월 이직자 수(93만1000명)는 전년보다 20만8000명 늘었다. 이 중 자발적 이직은 9만8000명, 비자발적 이직은 4만5000명 증가했다.
특히 비자발적 이직자가 늘고 있는 것은 고용계약만료, 해고, 회사 경영상 휴직 등의 이유로 다른 직장으로 이동하는 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숙박·음식점업(5만 명↑), 사업시설 및 임대서비스업(1만9000명 ↑) 등에서 일한 근로자의 이직이 많았는데 그만큼 해당 업종의 비자발적 퇴직자 또한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으로 비자발적 이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사업장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29일부터 3월 30일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 고용부에 휴업ㆍ휴직 등 고용유지조치계획을 신고한 사업장은 2만3969곳에 달한다.
코로나19는 채용 시장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2월 채용 인원은 70만5000명으로 전월보다 8만4000명이 줄었다. 이 중 상용직은 2만2000명, 임시임용직은 6만1000명 감소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 채용은 1만 명, 교육서비스업 채용은 1000명 줄었다.
고용부는 3월 고용 상황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확대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고용 유지 및 근로자 생계 지원을 위한 지원책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